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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섬 여행지 추천 - 배 타고 갈 수 있는 작은 섬 베스트

by mintyleap 2025. 4. 25.

바다 건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섬 여행지는 제주도나 울릉도 같은 잘 알려진 곳들이지만, 그 외에도 우리나라 바다에는 숨은 보석 같은 작은 섬들이 많다. 여행객의 발길이 적은 대신, 자연의 소리와 고요한 일상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런 섬들. 배를 타고만 갈 수 있는 작지만 매력적인 다섯 개의 섬을 중심으로 조금 더 느린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숨은 섬 여행지 추천 - 배 타고 갈 수 있는 작은 섬 베스트 5
숨은 섬 여행지 추천 - 배 타고 갈 수 있는 작은 섬 베스트

1. 전남 완도의 비밀 같은 섬, 청산도와 그 이웃들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50분 정도 들어가면 도착하는 청산도는 이미 몇몇 다큐멘터리나 영화의 배경으로 소개된 적이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한적함의 대명사로 남아 있는 섬이다. 청산도는 섬 전체가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 섬은 자동차보다 걷는 속도를 권장하며, 느림의 길이라는 산책로가 섬 곳곳을 잇는다. 청산도의 자연은 여전히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남아 있으며,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이 섬 전체를 물들인다. 마을에는 아직도 돌담길을 따라 걷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보이며, 골목마다 정감 있는 풍경이 이어진다.

청산도는 크기는 작지 않지만 섬 특유의 구불구불한 동선 덕분에 여행자는 금세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붐비는 군중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청산도와 가까운 곳에는 소청도, 여서도, 모도 등 더욱 외진 작은 섬들이 있어 배 시간만 잘 맞춘다면 청산도를 기점으로 하는 다도해 섬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 이들은 모두 완도항에서 출발하며, 하루에 몇 차례 제한된 운항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행의 흐름은 자연스레 느려진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섬들을 특별하게 만든다. 사람보다 파도와 바람이 주인인 풍경 속에서 하루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날을 보내게 된다.

 

2. 서해의 정취를 품은 인천 덕적도와 그 주변의 조용한 섬들

서해의 섬은 남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남해가 푸른 바다와 급한 경사의 산세를 자랑한다면, 서해는 완만한 풍경과 갯벌, 그리고 낙조의 장관으로 기억된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가량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덕적도는 그런 서해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섬이다. 덕적도는 섬치고는 비교적 큰 편이지만, 외곽으로 나아갈수록 관광객이 드문 고요한 마을들이 이어진다. 특히 진리해수욕장이나 밧지름해변처럼 소박한 해변에서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덕적도의 큰 매력은 주변에 자리한 더 작은 섬들과 함께 묶어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덕적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문갑도나 굴업도는 자연 그대로의 해안선을 자랑하며, 때묻지 않은 모래사장과 얕은 해송 숲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굴업도는 지정 캠핑장이 없어야만 접근이 가능한 자연환경 보호 지역으로 사전에 숙박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인위적 요소가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굴업도를 찾는 여행자들은 대부분 자연 속 고요함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섬의 일몰은 하루 종일 움직였던 마음을 가만히 앉아 멈추게 만든다.

서해의 섬들은 간조와 만조에 따라 배 시간도, 여정도 유동적이어서 여행자의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지만, 그 변덕스러운 리듬조차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사람들에게는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깨닫게 되는 경험이 된다.

 

3. 경남 통영 앞바다의 숨은 명소, 연화도와 매물도

남해안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 통영에서는 다양한 섬들로 향하는 여객선이 운항한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연화도와 매물도는 자연 속의 여백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여행지로 손꼽힌다. 연화도는 이름처럼 섬 전체가 연꽃처럼 퍼져 있는 지형을 가졌으며, 중심부에는 연화봉이라는 봉우리가 있어 가벼운 등산 코스로도 적당하다. 무엇보다도 연화도는 불교적인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섬으로, 곳곳에서 작은 사찰과 불상, 기도처를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여행은 곧 마음의 순례가 되기도 한다. 섬을 걷는 발걸음마다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바람소리는 생각을 맑게 해주는 데 손색이 없다.

연화도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매물도는 본섬인 대매물도와 부속 섬인 소매물도로 나뉘며, 특히 소매물도의 등대섬은 많은 이들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풍경으로 손꼽는 명소다. 썰물 시간대에만 드러나는 모래길을 따라 등대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이 길은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소매물도는 기상 상황에 따라 입도가 제한될 수 있어 배편과 물때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매물도는 섬 자체가 경사가 있는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으며, 섬 정상에 오르면 통영 바다와 인근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통영항에서 출발하는 이 섬들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아직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아 섬 본연의 정취가 살아 있다. 도시의 편리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목적 없이 섬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되는 곳, 바로 연화도와 매물도가 그런 섬이다.

 

누군가에게 섬은 그저 지도 위의 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곳에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는 그 점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배를 타고 도착한 작은 선착장,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 관광 안내문 대신 주민의 인사말이 먼저인 그런 풍경들. 작고 조용한 섬은 마음을 내려놓고,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기는 법을 가르쳐 준다. 오늘 소개한 다섯 곳의 섬들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머물고 싶은 장소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