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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국가별 독특한 세계 축제 여행 체험기

by mintyleap 2025. 5. 7.

세계를 여행하는 가장 특별한 방법 중 하나는, 그 나라 고유의 축제 한복판에 뛰어드는 것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각국의 거리와 광장은 독특한 문화와 색채로 물든다. 계절별로 펼쳐지는 세계의 대표적이고도 독특한 축제들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여행기를 함께 나누려 한다.

계절별 국가별 독특한 세계 축제 여행 체험기
계절별 국가별 독특한 세계 축제 여행 체험기

화려한 봄의 축제 (인도의 홀리 축제와 스페인 라스 팔마스 카니발)

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모든 것들이 다시 깨어나는 이 시기에, 세계 곳곳에서는 눈부신 축제들이 펼쳐진다. 인도의 홀리 축제는 그중에서도 가장 생명력 넘치는 장면을 선사한다. 색의 축제라 불리는 홀리는 봄을 맞이하며 선악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통에서 비롯됐다. 축제 당일,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형형색색의 가루를 서로에게 뿌리며 경계를 허문다. 나이도, 성별도, 신분도 의미를 잃고, 온몸이 붉고 노랗고 푸른 색으로 물든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웃음과 축복뿐이다.

홀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봄 축제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열리는 라스 팔마스 카니발이다. 리우 카니발 못지않은 열정과 화려함으로 유명한 이 축제는, 수백 년 전 가톨릭의 금욕적인 사순절 전 마지막 자유를 즐기기 위해 시작되었다. 오늘날 라스 팔마스의 카니발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리 퍼레이드, 가면 무도회, 왕 선발대회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는 화려함 속에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수십 미터를 넘는 무대 위를 화려한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활보할 때, 축제는 그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바꿔놓는다.

봄의 축제는 공통적으로 새로움을 기린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순간을 색으로, 음악으로, 춤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서 있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을 다시금 되찾게 된다.

 

태양과 열정이 폭발하는 여름 축제 (브라질 리우 카니발과 일본 기온 마쓰리)

여름은 인간의 감정이 가장 극대화되는 계절이다. 태양 아래, 축제는 더욱 거칠고 열정적으로 변모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름 축제 중 하나는 단연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카니발이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열리지만, 리우의 뜨거운 기후 덕에 이 축제는 여름과 같은 에너지로 기억된다.

리우 카니발은 단순한 퍼레이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바 학교들이 1년 동안 준비해 온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다. 수천 명이 동시에 춤추고 노래하는 삼바 퍼레이드는 삶에 대한 찬가이자, 브라질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장이다. 눈부신 의상, 화려한 장식차, 박력 넘치는 리듬 속에서 관객들은 무대와 경계 없이 하나가 된다. 브라질의 정체성과 자부심은 이 카니발의 심장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한편 일본 교토에서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여름 축제, 기온 마쓰리가 펼쳐진다. 약 1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축제는 원래 전염병을 막기 위해 신에게 바치는 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기온 마쓰리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장관이다. 거대한 야마보코 퍼레이드는 교토 거리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정성스럽게 만든 수레 위에는 지역 주민들의 오랜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고, 행진은 조용한 경건함 속에서 진행된다. 야마보코에는 종종 가족과 지역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이 함께 담긴다.

리우와 교토, 두 곳의 여름 축제는 극과 극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열정을 품고 있다. 그것은 삶을 찬미하고, 인간 존재의 뜨거운 본질을 축하하는 마음이다. 서로 다른 문화적 표현이지만, 두 도시 모두 한여름 밤의 꿈처럼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추위를 녹이는 빛과 열정의 겨울 축제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겨울은 세상이 가장 고요해지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 차가운 계절에도 사람들은 따스함을 나누기 위해 축제를 벌인다.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는 매년 2월, 세계적인 겨울 축제인 삿포로 눈축제인 삿포로 유키마쓰리가 열린다. 삿포로 눈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거대한 축제로 성장했다.

삿포로 도심을 가득 메운 눈과 얼음 조각들은 가히 예술 작품이라 부를 만하다. 고대 신전, 유명한 건축물,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무엇이든 눈과 얼음으로 표현된다. 밤이 되면 조각 작품들은 오색조명 아래에서 환상적인 빛을 발하며 다시 태어난다. 영하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껴입고 거리를 걸으며 따뜻한 음식과 술을 나눈다. 눈길을 따라 이어지는 불빛과 웃음소리는 한겨울 삿포로를 가득 채운다.

또 다른 겨울 축제의 명소는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겨울 초입, 유럽의 도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기 위해 아기자기한 마켓들을 연다. 그중에서도 뉘른베르크, 드레스덴, 쾰른 등 독일의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은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시장에는 수공예품, 크리스마스 장식, 향긋한 글뤼바인, 생강 쿠키 같은 전통 먹거리들이 가득하다.

추운 겨울밤, 붉은 조명이 어른거리는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설렘이 되살아난다. 사람들은 손에 따끈한 음료를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이 작고 아늑한 순간들이야말로 겨울이라는 계절이 선사하는 가장 소중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삿포로와 독일, 각기 다른 문화권이지만 겨울 축제의 본질은 같다. 추위 속에서 온기를 찾고, 어둠 속에서 빛을 나누는 일. 그래서 겨울의 축제는 언제나 더 특별하고, 더 오래 가슴에 남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는 사람들의 삶과 꿈이 녹아든 축제가 피어난다. 봄의 생명력을 물들이는 홀리 축제, 여름밤을 태우는 리우 카니발, 겨울의 차가움을 녹이는 삿포로 눈축제까지.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이며, 문화를 나누는 언어이며, 존재의 기쁨을 함께 노래하는 방식이다.

축제 속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낯선 이들과 웃음을 나누고, 가끔은 눈물까지 흘리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깊이 스며든 순간, 우리는 비로소 여행자가 아니라 그곳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된다. 세계는 넓고, 축제는 끝이 없다. 다음 계절이 오기 전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축제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해야겠다.